한유진 동문이 들려주는 17년 차 방송작가의 삶
한유진(신문방송학과·04) 동문은 17년 차 방송작가로, 한국교육방송공사(EBS)의 <다큐멘터리 K>, <지식채널 e>, <세계테마기행> 등 여러 시사교양 프로그램을 맡아왔다. 우리 사회에 화두를 던지고, 여러 곳에 흩어진 지식을 모아 ‘살아있는 메시지’로 재탄생시키는 그녀를 만나 방송작가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EBS <지식채널 e>
Q. 지금까지 담당해 온 방송 소개를 부탁한다.
A. 방송작가는 프리랜서라서 담당하는 프로그램이 매번 바뀐다. KBS, SBS, MBN, KTV 등 타 방송사와도 일한 경험이 있지만, 주로 EBS에서 <다큐멘터리 K>, <지식채널 e>, <세계테마기행> 등을 구성하고 집필했다. 최근에는 국회방송(NATV)에서 제22대 국회의원 <300인의 희망인터뷰>를 작가팀장으로 총괄했다.
Q. 시사교양 방송작가가 된 계기를 듣고 싶다.
A. 글쓰기를 좋아해 작가가 되고 싶었지만, 소설가는 나의 일이 아니라고 느꼈다. 수능을 친 후 어떤 선배를 통해 ‘방송작가’라는 직업이 있다는 말을 듣고 머리를 한 대 ‘쾅’ 맞은 것 같았다. 그래서 3학년에 휴학하고, EBS <세계테마기행> 막내작가로 시작했다. 그 프로그램에서 처음 만난 좋은 선배들을 따라가다 보니 어느새 시사교양 방송작가가 돼 있었다.
Q. 방송작가에게 입봉이란 무엇인가?
A. 방송 프로그램은 5분 물, 10분 물, 50분 물 같이 방송 분량이 정해져 있다. 방송 한 편을 혼자 책임질 수 있을 때 ‘입봉’을 한다고 말한다. 메인작가가 되면 내레이션 원고나 스튜디오 녹화 대본을 작성하는데, 그전까지는 서브작가로서 자료 조사, 섭외, 녹화 준비, 자막 및 프리뷰 노트 작성 등을 맡는다. 메인작가가 대본과 원고를 쓸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업무를 하다가 입봉을 하고 나면 비로소 작가가 되는 것이다.
Q. <지식채널 e> 사회, 과학 분야를 담당했다. 전공이 아닌 분야의 원고를 작성할 때가 많을 것 같다. 이러한 부담은 어떻게 극복하는가?
A. 공부를 많이 했다. 서브작가들이 기초 자료 조사를 해오면, 여러 관련 서적과 자료를 읽고 공부했다. 이해가 더 필요한 내용은 관련 분야의 교수나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했다. 대본이 어느 정도 완성되면 PD, CP와 원고 회의를 하고, 다른 작가들의 의견을 참고하며 원고를 수정했다. 그러다 보면 좋은 원고가 만들어지는 것 같다.
Q. 학부 시절 전공 외 교양 수업이나 경험을 소개한다면?
A. 당시 국어국문학과 한수산 교수님의 ‘우리 시대 문화탐험’이라는 수업이 가장 가슴에 남는다. 그 수업 하나로 세종대에 입학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고, 교실과 대학 밖의 세상을 알게 됐다. 그리고 중앙밴드동아리 ‘소리더하기(現 사운드플러스)’ 활동도 기억에 남는다. 악기 다루는 법은 다 잊었어도 컨테이너에서 연주하던 기억은 너무 생생하다. 학과 선배, 동기와 함께했던 공모전에 얽힌 추억도 떠오른다.
Q. 방송작가에 관심을 가지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부탁한다.
A. 다양한 분야를 경험하면 방송작가가 되는 데 어떤 식으로든 도움이 된다. 전공에 매몰되지 말고, 용기를 내서 다른 학과의 교양 수업도 들어보길 권한다. 그리고 궁금한 점이 있다면 용기를 내서 선배들에게 언제든 연락하기를 바란다. 방송 분야에서 후배들을 많이 만나고 싶다. 선배들은 생각보다 더 세종대를 사랑하고, 그리워한다. 정말 좋은 선배들이 다들 기쁘게 연락을 받을 것이다.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