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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회 젊은 연극제’ 수상자들, 영화예술학과 연기예술전공 연극팀 ‘밑바닥에서’를 만나다
2024-08-12 hit 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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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연극제 수상자들과 라경민 교수


영화예술학과 연기예술전공의 연극 <밑바닥에서> 팀이 올해 실시된 제32회 젊은 연극제에서 ‘연기상’, ‘무대 예술상’, ‘페스티벌 공헌상’을 차지했다. 수상의 영예를 안은 <밑바닥에서> 팀의 곽태정(19), 배준우(20), 최민서(21) 학생들과 지도교수인 영화예술학과 라경민 교수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젊은 연극제는 무엇인가?

A. (라경민 교수) 전국 대학들의 연기예술 관련 학과들이 모두 모여서 즐기는 축제라고 보면 된다. 올해로 32회를 맞은 굉장히 오래된 전통을 가지고 있는 연극제다. 초창기엔 관련 학과가 많이 없어 참가팀이 적었으나, 점차 늘어 올해는 32개교 39개 팀이 참가했다. 나는 연극제의 대학교류분과의 대표교수를, 배준우 학생이 분과의 대표학생을 맡았다. 우리 학교는 대표로 3학년 학생들로 이뤄진 팀으로 연극 <밑바닥에서> 작품을 만들어 젊은 연극제에 나갔다. 내가 강의하는 ‘연기실습콜라보레이션1’ 수업을 통해 작품을 만들고 출품했다.


Q. 수상한 상들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A. (라경민 교수) 먼저 ‘무대 예술상’은 팀 단체상이라 볼 수 있다. 전반적인 평가 항목에서 골고루 두각을 나타낸 팀에게 수여한다. 작품의 무대 연출을 맡은 최민서 학생이 대표로 수상했다. 그리고 연기상은 팀원 내에서 수상하는데, 총 18명 배우 중에서 곽태정 학생이 수상했다. 쉽게 말해서 이 두 상은 축제에 나가 작품을 잘 만들고, 이를 잘 연기해 받은 상이다. 배준우 학생의 ‘페스티벌 공헌상’은 이렇게 많은 팀이 나온 큰 연극제의 전체 운영 측면에서, 특히 대학 교류 운영 측면에서 큰 공헌을 해 받은 상이라고 보면 된다.


Q. 대학교류분과의 대표교수, 대표학생을 맡아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운영을 했나?

A. (라경민 교수) 많은 학교가 참가함에 따라 학교 간 교류가 더 활발히 이뤄지면 좋겠다는 생각에 대표교수직을 맡았고, ‘관객 유랑단’이라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해당 시스템은 참가한 전국의 팀들이 ‘유랑단’처럼 서로서로 각 학교의 공연을 보러다니고 평가를 해 수상자를 정하는 시스템이다. 원래 보통 연극제에서 수상자를 정할 때는 권위 있는 전문가 집단이 평가해 수상자를 결정한다. 그러나, ‘젊은 연극제’는 그 취지가 연기예술 예비 전공생들의 소통, 교류에 있기 때문에 학생들 간의 경쟁보단 화합, 교류의 측면을 살리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다. 권위 있는 전문가 집단에 의존하지 않고 참여 학생들의 시선에서 수상자를 선정하게 했다.


따라서 앞서 설명한 최민서, 곽태정 학생이 탄 상도 전문가의 평가만 들어간 것이 아니라, 전국의 학생들의 시선, 눈높이에서의 평가가 들어갔다고 볼 수 있고, 그 의미가 더 크다고 생각한다. 이런 시스템을 만들고 운영하는 데 배준우 학생의 역할이 정말 컸다.




▲<밑바닥에서> 팀 단체사진


Q. 수상 작품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A. (최민서) <밑바닥에서>라는 러시아 대문호 막심 고리끼의 작품을 텍스트 그대로 가져오지 않고 현대인들이 느낄 수 있는 주제 의식을 컨셉화해서 수상 작품에 투영시켰다. 작품의 간단한 줄거리는 사회 하층민 계급의 사람들이 희망 없이 살아가다 ‘루까’라는 신비롭고 희망을 주는 인물을 만나 활력을 얻게 되지만, 그 인물이 갑자기 떠나게 되며 다시 희망을 잃고 살아가는 이야기다.


Q. 수상 작품을 만들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A. (최민서) 내가 해석한 작품의 메인 주제는 ‘위대한 인물은 거짓말이 필요없다’이다. 해당 주제는 작중 반복되는 ‘인간은 위대하다’라는 대사, 그리고 루까와 그 대척점에 있으며 ‘거짓말은 나쁘고 인간은 그 자체로 훌륭하다’라는 입장을 가진 인물 사이의 대립을 통해 잘 드러난다. 해당 대사와 인물 간 대립이 주제를 잘 강화시킨다고 느껴 연출을 결심했다.


Q. 연극제 준비 과정은 어땠는가?

A. (최민서) 연기예술전공 3학년이 주축이 되고, 1, 2학년들도 스태프로 참가해 총 40여 명이 들어간 프로젝트였는데, 이런 큰 프로젝트를 처음 겪게 돼 새로웠다. 하나하나 세세한 부분들까지도 서로 소통하며 피드백하는 분위기 였기 때문에 3~4개월의 준비기간이 정말 즐거웠다.




▲<밑바닥에서> 팀의 롤링페이퍼


Q. 준비 과정에서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은?

A. (최민서) 연출가로서 배우에게 전달하는 코멘트(피드백)를 세밀하게 이야기하지 않으면 잘못 전달될 수 있기에 이 부분을 특히 신경썼다. 또 개개인의 취향이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준비 및 연습 과정에서 영상을 많이 촬영해 배우들에게 원하는 바를 잘 전달할 수 있게 노력했다.


(곽태정) 어떻게 하면 연기자로서 진정성 있고 솔직함이 묻어나는 연기로 이야기를 잘 전달할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또한, 연출가가 생각한 부분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각각 캐릭터의 기능적인 부분들, 예를 들면 빌런, 영웅, 조력자와 같은 각각의 특징에 대해 세심히 고찰할 수 있었던 것 같다.


Q. 교수님의 지도, 학과 수업에서 도움이 됐던 부분이 있는가?

A. (최민서) 희곡에 관한 공부를 자세하게 할 수 있었던 점이 도움이 됐다. 특히 교수님께서 희곡의 사조에 대한 설명을 많이 해주셨는데, 이를 통해 원작의 의미를 잘 파악할 수 있었다. 희곡은 시대 사조를 반영하는데, 우리가 알지 못했던 당시 러시아의 시대적인 상황을 알려주셔서 학문적 측면과 작품 해석 측면에서 큰 도움이 됐다.


(곽태정) 준비 과정 중 장면을 구성하는 부분에서 교수님의 연출 경험에서 나오는 조언이 궁금증과 어려움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됐고, 연기 측면에서도 지속적, 다방면적으로 코멘트를 주셨다.


Q. 힘들었던 점은?

A. (배준우) 연극제에 정말 많은 팀이 참가했는데, 나는 연극제의 운영 측면을 맡아 팀마다 활동지 전달, 취합, 관리 등을 도와야 했다. 이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팀마다 커뮤니케이션하는 부분이 쉽지 않았다. 대학교류분과의 대표학생으로서 운영 측면에서 어떻게 일하면 좋을지 고민이 많았는데, 교수님께서 계속 옆에서 프로그램 운영을 체크해주셔서 잘 헤쳐 나갈 수 있었다.


(곽태정) 연기라는 것은 항상 힘든 게 당연한 것 같다. 연기는 한 캐릭터, 인간을 알아가는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그 인간을 표현하는 과정에 쉽게 다가간다는 것은 그 인간에 대한 무례일 수 있다. 따라서, 그 힘듦조차 감사하고 즐거웠다. 이런 태도를 가지고 작업을 했고,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다.




▲수상자들의 상장


Q. 앞으로의 목표와 계획

A. (배준우) 졸업을 앞두고 있어 고민이 많은 시기이다. 연기에 집중하고 싶은데, 계속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나중에 사회에 나가면 ‘학교에서 연기에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좋았다’고 느낄 것 같아, 일단 남은 학교생활은 연기에 집중하면서 보내고 싶다. 


(최민서) 앞으로 연기를 통해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 연기로 세종대를 빛낼 수 있는, 제2의 유연석 선배님이 되고 싶다.


(곽태정) 학교를 졸업하기 전까지 최대한 많은 공연을 올려보고 싶고, 이를 통해 더 많은 것들을 배우고 싶다. 그 후엔 대학원에 진학해 학문적으로 연기에 대해 더 배울 예정이다. 아는 만큼 더 잘 보인다는 말처럼, 연기라는 전문 분야를 더 배워서 사회에 나갔을 때 더 큰 영향력을 끼치고 싶다.


(라경민 교수) 학생들에게 늘 강조하는 모토가 있다. 이제는 ‘Casting’의 시대가 아니라 ‘Making’의 시대라는 것이다. 특히 다양한 뉴 미디어 매체가 생겨남에 따라 오늘날 배우에게는 연기적 역량을 넘어선 극작, 연출, 디자인 능력까지 소화할 수 있는 다양한 역량이 요구된다. 따라서 지도자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가 자신의 창의적인 콘텐츠를 개발하고, 그런 콘텐츠를 통해 예술 현장에 나아가기 위해 노력했으면 좋겠다. 장기적으로는 훌륭한 배우 양성뿐 아니라 다양한 세계 문화권과 소통할 수 있는 매력적인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세종대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취재/ 최수연 홍보기자(soo671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