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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시스템공학과 이성용 교수, 북극해에 다녀오다
2023-11-03 hit 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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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시스템공학과 이성용 교수는 지난 8월 1일부터 31일까지 한 달간 극지연구소 연구팀의 일원으로 북극해 탐사를 다녀왔다. 북극해에 다녀온 소감과 극지 연구에 대한 이성용 교수의 생각을 들어보려 한다.



▲이성용 교수


Q. 북극해 탐사에 합류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A. 가장 큰 이유는 극지에 대한 호기심이었다. 항공우주 분야 전문가 모임에서 극지 탐사에 관한 정보를 교환하던 중 현장에서의 경험이 꼭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북극해 탐사팀에 합류하기 위해 노력했다. 우리나라에 극지연구소가 있다는 것과 그곳에서 대기, 지권, 빙하환경, 해양, 생명과학, 미답지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극지를 연구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특히, 극지연구소의 원격탐사빙권정보센터에서는 인공위성 등 항공우주 기술을 활용해 극지에 직접 가지 않고 원격으로 극지 탐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원격 관측일지라도 관측 자료의 질을 높이기 위해 현장 조사를 수행한다는 것을 알고 그 팀에 합류하게 되었다. 


Q. 북극으로 가는 길은 어떠했나?

A. 부푼 기대를 안고 출발일을 기다렸지만, 막상 당일이 되어서는 긴장감도 감출 수 없었다. 여객기로 알래스카에 도착한 후 인근 항구에서 작은 배로 근해까지 나아가 떨리는 마음으로 우리나라의 유일한 쇄빙연구선인 아라온호에 탑승했다. 아라온호는 두께 1m의 얼음을 쇄빙하는 능력을 보유했으며 약 12노트에서 13노트(시속 약 23km)로 운항한다. 나는 약 90일 정도의 항해 일정 중 한 달 정도를 머물렀고, 최대 북위 80도까지 도달했었다.


Q. 연구팀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가?

A. 앞서 말했듯이 극지연구소는 위성으로 원격 탐사를 진행하는데, 연구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현장에서도 실제로 탐사한 뒤 결과를 비교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를 위해 현장에서 해수를 채취해 성분을 분석하기 위한 데이터를 확보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 협업을 하게 되었다. 단순하지만, 집중과 인내가 필요한 여러 연구를 지원하면서, 극지 관련 연구 분야를 좀 더 이해하게 됐다. 항공우주기술 분야에서도 현장 연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며 새로운 분야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일종의 견학을 하고 왔다고 할 수 있다. 


Q. 북극에서 지내며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

A. 북극해에서 연구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밤낮이 없다. 북극의 환경 여건상 해빙이 적고 빛이 있는 여름철에 현장을 찾다 보니 백야 현상으로 태양이 수평선 아래로 내려가지 않아 한밤중에도 어두워지지 않는다. 이번 북극해 탐사는 총 60여 개의 포인트에서 연구가 진행됐는데, 시간과는 관계없이 각 포인트마다 해야 하는 업무의 유무에 따라 일과가 진행된다. 태양의 변화에 따라 움직였던 한국의 생활과는 다르게 늘 낮만 존재하는 곳에서의 일은 당연하게도 나의 생활 리듬을 완전히 변화시켰다. 초반에 이러한 방식에 적응하는 데 작은 어려움이 있긴 했지만, 힘든 것보다는 새로운 환경에서의 경험이라는 보람이 더 컸다.



▲북극 연구팀 단체사진 


Q. 북극에 다녀오며 느낀 점은 무엇인가?

A. 모든 연구가 그러하겠지만, 극지에서의 연구는 연구팀의 호흡이 특히나 더 중요하다고 느꼈다. 연구원들뿐만 아니라 쇄빙선에 탑승한 승무원들을 포함한 모든 인원의 호흡이 잘 맞아야 일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다. 탐사하고자 하는 바다 깊은 곳에 센서를 계류한 뒤 1년 후에 다시 수거하는데, 그 위에 다시 해빙이 생성되거나 거친 파도가 있으면 이를 수거하는 작업에 여러 가지 애로사항이 많다. 깊은 수심에서 과년도에 계류한 장비를 수거하고 새로운 장비를 다시 계류하는 작업은 매우 복잡하고 어려워 보였는데, 이러한 고난도 작업도 연구원과 승무원들의 깊은 신뢰와 협력하에 무사히 마칠 수 있다. 


Q. 바라는 것이 있다면?

A. 북극해 탐사 일정이 정해지고 직접 북극해에 다녀오는 과정은 북극에 대한 이슈를 살펴보는 계기가 됐다. 북극과 관련해서는 기후변화 이슈와 함께 자원개발과 븍극항로 개척 등에 대해 국제적으로 관심이 높다. 따라서 국제무대에서 뒤떨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극지 연구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매우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종대에도 북극 진출에 필요한 과학기술 및 정책을 연구하는 북극연구소가 있었지만, 현재는 실질적으로 활동이 중단된 상태인 것으로 알고 있다. 가능하다면 세종대 북극연구소의 활동이 다시 활성화되고 극지 연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를 바란다. 또한, 국가를 대표해서 극지 연구에 종사하고 있는 연구원들에게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Q.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A. 또 다른 극지로 나가볼 것이다. 내년 2월경에는 세종과학기지와 장보고과학기지가 있는 남극에 갈 계획이다. 남극에서는 여러 가지 연구와 더불어 미답지 탐사가 진행 중이다. 더 많은 것을 보고 느끼며 극지 탐사에 관한 관심을 끌어올리고 싶다.



취재/ 심은미 홍보기자(2unmi2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