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과 함께하는 공유경제 기업 ‘마이샵온샵’ 최대헌 대표가 지난 20일 학생회관 대공연장에서 ‘공유 서비스’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최대헌 대표는 강연에서 각자의 전공도 스스로 만들어낼 수 있는 현재 대학생에게, 자신의 직업을 만들어내는 창업은 필수 과목이라 말했다. 현재의 ‘마이샵온샵’이 있기까지 그가 했던 고민과 경험을 직접 현장에 가 들어봤다.
▲최대헌 대표
아이디어의 가치
최대헌 대표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SK텔레콤에서 6년간 근무한 뒤 미국 University of Michigan에서 경영학 석사 과정을 마쳤다. 귀국 후 삼성전자에 입사해 삼성페이 서비스의 초창기를 담당했다. 그는 큰 어려움 없이 행복한 회사 생활을 했고, 훌륭한 분들을 만나며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소소하고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자신의 아이디어가 기업에 많은 이익을 가져다줘도 성과를 온전히 인정받지 못하자 대기업 생활이 적성에 맞는지를 고민하게 됐다.
그 당시 최 대표는 대기업같이 거대한 조직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생각했고, 결국 아주 작은 것이더라도 이 세상에 없는 무언가를 만들어서 자신의 이름을 알리고 그 서비스를 통해 사람들에게 의미를 전달할 수 있는 기회가 오면 좋겠다는 생각에 창업을 결심했다.
공유경제 속 실패와 성장
최대헌 대표는 자신을 이상주의자라고 표현하며 누구도 손해 보지 않는 아이디어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아이디어가 공유경제와 부합한다고 생각했고, 집이나 차량처럼 고가의 자산 외에 공유 수요가 있는 자원이 뭐가 있을까 생각하다가 매장 공유를 시작하게 됐다.
서비스를 출시하기 전 자체 검증을 거쳐 2013년에 창업을 시작했고, 2014년 초에 서비스를 공개하며 언론의 조명을 받았다. 어려운 자영업 환경에서 공유경제라는 개념을 활용해 점주와 자본이 부족한 창업자가 손을 잡아 이 어려운 세상을 함께 헤쳐 나간다는 점이 언론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당시 그는 매장 공유가 에어비앤비나 쏘카처럼 큰 사업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수익 창출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못했다. 에어비앤비나 쏘카는 온라인에서 사진과 평점 등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서비스인 데 반해 매장 공유는 의사결정이 쉽게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었다.
매장 공유에서 했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공유 판매대를 도입하기도 하고, 틈새시장인 술집에서 수출 소재 자판기 사업도 시작했으나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공유경제라는 키워드를 안고 계속 나아갔다. 그 과정에서 공유 주방 사업을 알게 되었는데, 이것이 전환점이 됐다.
최 대표는 처음에 선뜻 공유 주방 사업에 나서지 않았는데, 공유 주방에서 소자본으로 창업하는 사람이 수익을 낼 수 없을 거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의 예상대로 현재 민간 공유 주방은 거의 다 사라졌고, 정부나 지자체에서 수십 개의 공유 주방을 만들기 시작했다. 정부와 지자체는 새롭게 조성된 공유 주방의 운영을 공유 공간에서 소자본 외식 창업자를 계속해서 육성해 온 그의 기업에 맡겼고, 그렇게 해서 현재 다양한 공간들을 운영하면서 푸드 창업자에게 다양한 지원을 제공하는 액셀러레이터로 성장하게 됐다.
▲최대헌 대표가 질의응답하고 있다
창업의 시작과 생존
최대헌 대표는 창업은 누구나 할 수 있으나 의사 결정이 느린 사람은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스타트업이 시장에 있는 기업들에 비해 자금과 기술이 부족하지만, 대기업이나 중견 기업이 진출하지 않는 시장에 과감하게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스타트업이 잃을 게 없고 조직이 크지 않기 때문에 빠르게 움직이고 실패하면서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창업의 시작에는 모두가 주목하지만 생존은 거의 다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그는 ‘제논의 역설’을 언급하며 스타트업의 생명은 몇 년 안에 결정이 된다고 말했다. 또한 스타트업 생존 기간을 늘리면 기회가 찾아온다며 자신만의 독특함을 살리라고 조언했다.
최 대표는 창업이 완전히 세상과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 우리가 가지고 있는 가치, 아이디어, 그리고 잘할 수 있는 것을 바탕으로 스스로 직업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정의하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취재/ 문준호 홍보기자(mjh30279@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