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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W세종인#125 엔비디아에서 Tech Product Manager로 근무하는 이경호 동문을 만나다
2023-09-25 hit 18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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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호(컴퓨터공학과·99) 동문은 세계적인 기업인 엔비디아에서 Sr, Tech Product Manager(이하 PM)로 재직 중이다. 자대 학부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외국계 기업에 취업해, 현재 엔비디아 본사에서 PM으로 경력을 이어가고 있다. 해외 유학 한번 없이 외국계 기업에 취업해 어느덧 14년 차에 접어든 그를 만났다. 


 ▲이경호 동문


Q. 엔비디아라는 기업을 설명하자면?


A. 엔비디아는 게이밍 그래픽 카드를 제조하는 회사로 많이 알려져있다. 이제는 인공지능과 자율주행 등의 분야로 사업을 확장해 현재는 하드웨어 칩뿐만 아닌 소프트웨어까지 개발하는 플랫폼 회사이다.


Q. 엔비디아에서 어떤 직무로 일하고 있는가?


A. 현재는 Tech PM으로 일하고 있다. 주로 하는 업무는 엔비디아의 ‘AI 엔터프라이즈’ 라는 솔루션 소프트웨어를 공유 클라우드 운영 기업인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에 퍼블리싱 한다. 퍼블리싱 하는 과정을 전체적으로 관리하는 PM으로서 엔지니어, 마케팅, 세일즈, 솔루션 아키텍쳐 팀과 소통하며 같이 일을 하고 있다.


Q. 현재 직장에서 일하기까지의 과정은 어땠나?


A. 그래픽스 관련 석사를 졸업한 후 개인적인 사정으로 박사 과정을 진학하지 못하고 신약을 개발하는 국내 프랑스계 기업 파스퇴르 연구소에 취업했다. 연구소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scientific visualization 일을 하며 CUDA 개발로 엔비디아 코리아와 같이 일할 기회가 생겼고, 이후 엔비디아 코리아로 이직했다. 이직 후 엔비디아 코리아 Solution Architect로 일을 하며 경험을 쌓은 후, 미국 그룹 본사의 포지션에 관심이 생겨 면접을 보고 2012년 본사로 이동했다.


Q. 해외 기업 생활의 가장 힘든 점은?


A. 뻔한 답변일 수 있지만 언어가 가장 힘들다. 미국의 정규 교육을 받은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문화나 정치, 경제 등에 대한 대화에 참여하기 힘들었다. 또한 미국에서는 스스로 생각하고 사람들을 설득하는 일을 많이 할 수밖에 없는데, 한국의 주입식 교육으로 인해 시키는 것만 하는 것에 익숙해져 PM으로서 결정권을 가지고 다른 사람을 설득하는 부분이 적응하기 어려웠다. 



Q. 해외 취업을 하는 방법은?


A. 가장 쉬운 방법은 유학이다. 박사 과정은 양날의 검으로 분야가 좁아져 취직할 수 있는 회사가 적어지고,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석사 유학을 추천한다. 실리콘밸리 IT 기업들은 아무래도 학부생보다는 석사 졸업을 선호하는 추세이다. 

 두 번째 방법은 한국에 있는 미국계 회사의 지사에 취업해 본사로 이직하는 방법이다. 한국에서 근무 시 평소에 좋은 실력을 인정받고, 원하는 포지션이 나오면 지원해서 이직하는 것을 추천한다. 석사는 취업 비자를 추첨을 통해 발급받는 반면, 한국 지사에서 미국 본사로 이직하는 경우엔 취업 비자(L visa)가 발급된다는 큰 장점이 있다. 비자를 발급받아 5년간 미국에서 생활하면 시민권을 딸 수 있기 때문에 안정적인 정착이 가능하다.


Q. 해외 취업을 위해 준비해야 할 것은?


A. 앞서 말했듯이 영어가 가장 중요하다. 자기 전공 기술에 관한 능력과 영어는 필수이다. 아무리 자신이 능력이 좋아도 커뮤니케이션이 안 된다면 역량을 발휘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단순 회화를 위한 영어가 아닌 전공 지식을 유창하게 설명할 수 있을 정도의 영어 능력이 필요하다. 당연히 모든 면접도 영어를 통해서 본다.


Q. 현재 직무에 가장 필요한 역량은 무엇인가?


A. PM 직무는 커뮤니케이션이 가장 중요하다. 프로덕트 오너로서 성공적인 론칭을 하기 위해서 엔지니어링, 마케팅, 세일즈와 같은 수평적인 부서와 협업을 해야 한다. 원활한 협업을 위해 그들이 원하는 것을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더 좋은 프로덕트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가장 필요하다. 

 또한 리더로서 효율적으로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의도치 않은 이슈들이 있는데, 자원은 한정돼있어 우선순위를 정하고 효율적으로 프로젝트를 완수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학창 시절에 사이드 프로젝트를 통해 경험을 쌓는 것을 추천한다.



Q. 대학 시절은 어땠는가?


A. 재수를 1년 하고, 문과에서 이과 교차 지원으로 컴퓨터공학과에 입학해 공업 수학을 공부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그래서 매일 도서관에 가서 남들보다 더 열심히 공부했다. 또한 자대 대학원을 진학하기 위해 대학교 3학년 때 교수님 연구소에 들어갔다. 석사를 포함한 4년 동안 연구실에서 컴퓨터 그래픽을 공부했었다.



Q. 현재 회사 생활은 어떤가?


A. 매우 재밌다. 엔비디아는 항상 새로운 것을 만드는 회사다. 작은 조직으로 많은 결과를 만들어내는 회사 특성상 스타트업 같은 회사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상품을 하나 만들 때 사람들이 유기적으로 도와주고 서로 나서서 열심히 한다. 14년 동안 엔비디아에 다녔지만, 아직도 회사가 앞으로 어떻게 발전할지 궁금하다.


Q. 앞으로의 계획은?


A. PM으로 직무를 전환한 지 5년이 됐는데 아직 노하우가 부족한 것 같다. 엔비디아라는 큰 회사에서 PM으로 일을 한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아직은 이 분야에서 더 많은 경험을 하며 노하우를 쌓을 것 같다. 또한 기회가 된다면 스타트업을 차려보고 싶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직은 좋은 프로덕트 매니저가 되는 것이 목표이다. 



Q. 후배들을 위해 한마디 하자면?


A. 실리콘밸리에서 일하면서 아직 세종대 후배를 본 적이 없다. 이 부분이 너무 아쉽다. 학부 때부터 열심히 노력을 해서 더 큰 목표를 가지고 살았으면 좋겠다. 해외 유학이 유일한 해외 취업의 방법은 아니다. 세종대를 졸업한 자랑스러운 학생으로서 학우들끼리 건설적인 방향으로 서로를 도우며 해외 취업과 같은 다양한 도전을 했으면 좋겠다.



                                          취재/김인우 홍보기자(inwoo9159@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