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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W세종인#84 한국농구연맹 KBL 육성팀 트레이너 이경민 동문을 만나다
2021-10-15 hit 17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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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민(체육학과·13) 동문



이경민 동문(체육학과·13)은 한국농구연맹 KBL의 육성팀 트레이너이다. 그는 2019년 대학 졸업과 동시에 KBL에 입사해 기술코치로 근무를 시작했다. 현재 한국 유소년의 농구 발전을 위해 일하고 있는 이경민 동문을 만났다.

Q. KBL 육성팀 트레이너는 주로 어떤 일을 하는가?

A. 엘리트 농구 학교 현장에 찾아가서 한국 농구 유소년 선수를 발굴해서 육성한다. 유소년 선수들의 성장을 위한 피드백을 주는 역할을 주로 한다. 또한 기본적인 피지컬 테스트부터 선수들의 다양한 기술 훈련까지 담당한다. 농구 저변확대를 위해 유소년 농구대회와 캠프 등의 행사도 진행한다.

 

Q. 일이 힘들지는 않는가?

A. KBL 육성팀은 신설된 팀이다. 아직 시스템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았다. 다른 팀과 비교했을 때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어려움이 많다. 하지만 선수 발굴이나 엘리트 캠프 등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나름대로 성취감도 느낀다. 


Q. 언제부터 농구를 시작했는가? 

A. 초등학생 때부터 길거리 농구를 자주 했다. 집 근처 농구장을 찾아가 매일 밤늦게까지 아저씨들과 농구를 하면서 일상을 보냈다. 그때부터 농구선수의 꿈을 가졌다. 중학교도 농구부가 있는 안남중학교에 입학했다. 친구들에 비해 키가 컸고 운동신경이 좋다는 평가도 받았다.  


Q. 농구를 잘했는가?

A. 중학교 때까지는 농구를 잘했다. 하지만 제물포고에 진학해 농구부 평가전을 치르면서 부족함을 느꼈다. 프로 선수가 된 팀 멤버만큼 잘 하지 못했다. 단지 힘이 좋고 마음만 절실할 뿐이었다. 가끔 고등학교 때 경기 영상을 찾아보는데 공격 패턴이 다양하지 못했다. 그 부분이 아쉬움이 있다.

Q. 대학도 농구부로 입학했는가?

A. 상명대학교 농구부에 진학했다. 농구 선수가 되고 싶은 마음이 여전히 있었다. 1학년 때 후보 선수로 경기를 뛰었다. 하지만 2학년부터 경기 출전을 못했다. 그때 미래를 고민하다가 학교를 그만두었다.


Q. 세종대로 편입한 이유가 있는가?

A. 상명대에서 선수 생활을 끝냈지만 선수 출신이라는 이미지가 강하게 있었다. 교수님들도 다른 학생들과 다르게 공부를 하지 않는 시선이 있었던 것 같다. 선수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지우고 싶은 마음에 편입을 결심했다. 세종대가 서울에 있는 것도 컸다.

Q. 대학생활은 어땠는가?

A. 편입 후 농구 대신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열심히 공부를 해 학과 차석을 하고 성적 장학금도 받았다. 당시 선수를 그만둔 직후라 자존감도 낮았고 가족들과도 대화를 많이 나누지 않았다. 공부한 결과물이 잘 나와서 가족들과 관계도 회복되었다. 자신감도 얻으면서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되었다.

Q. 동아리 활동도 했는가?

A. 체육학과는 운동 동아리를 의무적으로 1개씩 가입해서 활동해야 했다. 당연히 농구부에 들어갔다. 선수 출신이 없던 농구부라 교수님과 다른 학생들이 농구와 관련해 많은 질문을 했다. 훈련 계획을 세우고 지도도 하면서 학생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학교생활에도 금방 적응할 수 있었다.


Q. 대학시절 대회 출전을 한 적이 있는가?

A. 2015년 MBC배 전국대학농구대회를 출전했다. 농구부 시절 배웠던 훈련을 그대로 일반 학생들에게 적용해서 훈련을 했다. 기술적인 훈련뿐만 아니라 체력적인 훈련을 더 많이 했다. 농구부원들이 다들 열심히 준비한 결과 준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Q. 언제 KBL에 입사했는가?

A. 2019년 KBL에 입사했다. 대학교 4학년 때 중국에서 열린 아시아 NBA 5vs5라는 대회를 나간 적이 있다. 같은 팀에 있던 형들이 KBL 신인 드래프트에 도전해 볼 것을 권유했다. 프로 진출에 대한 미련이 남아있어서 2018년 KBL 신인드래프트에 도전했다. 하지만 프로에 지명을 못 받았다. 이후 KBL에서 농구 관련 일을 해봐야겠다고 생각을 바꿨다.


Q. 입사 과정은 어땠는가?

A. 드래프트 다음 날 KBL에서 기술코치를 채용한다는 연락이 왔다. 학교 농구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지도자의 꿈을 가지고 있어서 지도자 자격증을 가지고 있었다. KBL 채용모집에 지원했고 기술코치로 계약해서 KBL 트레이닝 센터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입사한 지 3개월 뒤에 KBL 육성팀이라는 부서가 신설되었다.


Q. 선수를 어떻게 키우는가?

A. 선수 육성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유망주 발굴부터 KBL 유망선수 육성 캠프까지 진행하고 있다. 캠프에서는 기본자세와 노하우, 스킬 등의 훈련을 한다. 그 외에도 유망한 유소년 선수를 선정해 해외 연수를 보내는 프로젝트도 있다. 


Q. 육성팀 가운데 유명한 선수가 있는가?

A. 한국농구 유망주 이주영과 구민교가 있다. 두 선수는 KBL과 IMG 아카데미가 진행한 유소년 선수 해외연수 프로젝트에 선정됐다. 두 선수는 한국에서 같은 나이를 가진 선수들에 비해 압도적인 기량을 가지고 있다. 궁극적으로 미국프로농구 NBA까지 진출할 수 있는 잠재력 높은 선수로 육성하는 것이 목표이다.


Q. 언제 보람을 느끼는가?

A. 선수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볼 때이다. KBL에 입사한 후 2년 동안에도 선수들의 실력이 향상되었다. 성장 속도가 빠른 선수들을 지켜볼 때 뿌듯하다. 육성팀에서 만난 선수들이 프로 선수가 되어 KBL에서 만난다면 기쁠 것 같다. 


Q. 앞으로의 계획은?

A. 잠재력을 가진 선수를 발굴하고 좋은 선수로 육성하여 한국 농구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 나아가 한국 농구가 발전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싶다. 어린 선수들이 좋은 환경에서 선수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도록 하겠다.

Q. 후배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A. 농구를 그만두고 어떤 일을 잘 할 수 있는지 잘 몰라서 당장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했다. 학교생활에 충실했던 결과 KBL로부터 좋은 기회를 얻었다. 무엇을 시작할지 모르겠다면 작은 일부터 차근차근하다 보면 좋은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취재/ 정윤석 홍보기자(danniel2@naver.com)